목요기획 - 마음공부프로젝트

 마음파도 길들이기

    김동구 교수님

한국 뇌신경 과학 회 이사장과

대한약리학회 이사장을 역임하셨고

지금 현재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교수,

정신과학교실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계시고

스트레스 관리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계십니다.

현재 사단법인 한국 스트레스협회 회장이며

온 마음연구소 대표이기도 합니다.

  

1. 스트레스는 우리의 삶과 항상 함께하는 환경이기 때문에 없어지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는데요,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 하나가 나타나고 또 겨우 해결하면

더 큰 스트레스가 몰려오는 것이 우리의 인생인 것 같습니다. 

날마다 스트레스와 함께 사는데요, 그 고통에 내가 먹히면 안 되겠지요.

그럼, 나를 괴롭게 하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원인을 해결하면 가장 좋겠는데 가능할까요?

스트레스의 원인을 해결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요.

그런데 스트레스의 원인은 내 힘만으로는 해결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남편이 실직하고 날마다 술에 취해 있습니다. 아들은 품행장애로 학교에서 문제아입니다.’

이 경우 남편과 아들이 원인인데 제거할 수 없지요. 스트레스를 주시는 시어머니,

회사의 과장님을 제거할 수 없습니다.

내 힘으로는 내 키를 조금도 늘리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가족 간의 스트레스, 직장 내 스트레스, 경제적인 스트레스 등

대부분의 스트레스는 원인을 없앨 수 없다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딜레마입니다.

2. 우리는 스트레스를 느끼게 되면 ‘스트레스를 확 풀어버리자’ 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풀면 스트레스가 없어지나요?

   뭔가에 몰입을 하거나 자거나 술을 마시거나...하잖아요?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무엇을 푼다’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화를 푼다” “한을 푼다” 가 그것이죠.

화풀이와 한풀이는 억울하고 분한 것을 한탄하거나, 화를 내거나, 보복하는 것이죠.

또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스포츠와 놀이문화에 동참해서 부정적인 감정을 잊기도 하고,

종교에 귀의해서 마음의 평화를 얻기도 합니다.

풀이 문화에 익숙한 우리는 ‘아! 스트레스 쌓여! 확 날려 버리자’라고 합니다.

이렇게 풀어버리면 해결된다고 믿는 거지죠. 과연 스트레스를 풀어서 모두 없애버릴 수 있을까요?

과장님에 대한 스트레스를 좀 풀어보겠습니다.

‘오늘 과장님에게 온종일 야단맞고 저녁에 친구와 스트레스를 풀려고 만납니다.’

식당 종업원에게 사소한 일로 화를 내고, 노래방에서 소리 질러 노래 부르고,

두더지게임을 하며 방망이로 힘껏 치면서 화를 풉니다. 술도 취하도록 마셔봅니다.

신나게 풀고 나니 기분이 괜찮은 것 같애요. 그런데 다음날 회사에서 과장님 얼굴을 봅니다.

‘어제 는 기분이 좀 풀린 것 같았는데. 아니네요! 불편함이 그대로입니다.

보통 괴로운 감정은 무의식 안에 숨어있습니다.

괴로운 감정은 무의식 안에 억압되어 있기 때문에 왠만해선 풀리지 않는 것입니다.

3. 풀기 위해선 기억을 해야 하는데 상기하거나 기억하면 초감정을 건드려서 더 화가 나는 경우가 많지 않나요?

괴로운 감정은 무의식 안에 숨어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것을 기억해서 의식의 세계로 끌어올려서 다시 경험을 하게 되면 괴로운 감정에 대한 강도가 약해집니다.

이것을 흔히 카타르시스라고 말하죠. 그런데 이때 고통을 주는 스트레스의 원인과 약간의 간격을 두는 안전한 환경이 중요합니다.

만일 과장님과 함께 노래방에 갔다면 분노가 더 폭발할 수도 있겠지요.

마음을 터놓고 소통할 수 있는 친구와 함께 가는 것이 안전한 환경이 되겠습니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화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분노의 표출이 반복되면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라는 속담과 같이 분노가 재학습되면서 강화됩니다.

스트레스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는 것이지요.

한 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깔끔쟁이인 김씨는 오늘도 퇴근 후에 집에 오니 집안이 난장판입니다.

설거지와 흩어진 장난감 등등. 날마다 이런 일로 아내에게 잔소리와 짜증내는 일이 빈번합니다.

이제는 아파트 입구에만 도착해도 마음이 불편합니다. 퇴근이 즐겁지 않아집니다.’

이 경우는 분노가 재학습되어서 화내는 일이 습관적으로 되는 경우죠.

이러한 좋지 않은 피드백 현상을 차단할 수 있을까요?

그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화를 내는 나를 관망상태에서 바라보면 됩니다.  

관망이란 나의 행동과 마음을 또 다른 내가 보는 것입니다.

난장판인 집안에 들어와서 일단 심호흡하고 별것 아닌 것으로 화를 내는 나를 바라보며

‘내가 화를 내고 있네.’ 하고 한걸음 떨어져서 나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부정적인 감정을 반복해서 경험 할 때는 그 사건에서 한 발 떨어져서 부정적으로 대처하는 나의 모습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와 더불어서, 사건에 대한 인지적인 통찰이 동반되었을 때 카타르시스가 일어나서 스트레스가 풀리고 해결되는 것입니다.

지적인 통찰이란 ‘오늘 아내가 아이들과 지내느라고 바빴구나. 시간이 없어서 설거지도 못했네’라고 사태를 파악하는 것이죠.

4. 관망하라는 말씀은 알겠지만 잘 와 닿지 않습니다. 좀 더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자, 이제 잠시 말씀드리는 것을 따라서 생각여행을 해 볼까요?

괴물과 내가 줄다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괴물과 나 사이에는 깊은 골짜기가 있습니다.

떨어지면 아찔합니다. 그런데 괴물이 힘이 세어서 내가 죽을힘을 다해 당기는데도 점점 끌려갑니다.

이제 계속 끌려가서 낭떠러지에 거의 도달했습니다. 나는 어떻게 해야 살 수 있을까요?

머릿속에 멋진 방법이 생각나셨나요?

줄을 놓으면 위기를 탈출할 수 있겠지요. 정답입니다.

이렇듯 우리는 날마다 나를 힘들게 하는 괴물들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지요.

스트레스 괴물, 공포 괴물, 불안 괴물, 분노 괴물, 우울 괴물, 집착괴물, 교만 괴물 등 여러가지 괴물이 있고,

나에게 특히 무서운 괴물이 한가지씩은 다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내가 줄을 놓는다고 해도 괴물은 어디가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괴물을 없애려고 노력하지 마세요. 왜냐구요? 괴물은 스스로 없어지지 않으니까요.

그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괴물을 붙잡고 있는 줄을 놓고, 자유로워진 나의 두 손으로 내 인생에 중요한 일을 하는 것입니다.

즉 괴물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도 괴물에 대한 나의 인식을 바꾸는 겁니다.

내가 원인을 제거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없애려고 노력하지 마시고 그 스트레스에 대한 나의 생각을 바꾸어 스트레스와 함께 살면서 내 인생에 중요한 일을 하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는, 줄을 놓는다고 했는데 어느새 다시잡고 있고 또 다시잡고 있게 됩니다.

이때 마다 심호흡을 하시면서 줄을 놓으세요.

그리고 괴물에서 벗어나 자유함을 얻은 나의 두 손으로 내 인생에서 중요한 ‘지금 이 순간’을 행동하면서 살아가는 겁니다.

‘마음에서 벗어나 삶의 현장으로 들어가는 것이죠. 그러다 보면 예전엔 괴물이었던 것이

어느 사이 예쁜 강아지로 변한 것을 알아차리실 수 있게 됩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고 훈련하실 메시지!

괴물을 붙잡고 있는 줄을 놓고, 자유로워진 나의 두 손으로 내 인생에 중요한 일을 하는 것입니다.

언제나 우리와 언제나 함께 하는 스트레스!

스트레스는 풀어버리면 없어지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 다시 상기했구요,

스트레스와 함께 살아가는 지혜는 스트레스와의 줄다리기를 그치고 줄을 놓는 것이라는 것!

저도 마음 깊이 새기겠습니다.

없앨 수 없는 스트레스의 원인은 그대로 놔둔 채 하루하루 적극적으로 행동하며 살다보면

어느새 나를 꽁꽁 묶고 있던 밧줄이 풀어짐을 느끼겠죠?

그러다보면 스트레스 괴물들이 귀여운 강아지로 변한다는 것~

위안이 되는 말씀이네요.

이제는 더 이상 나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을 꾸미는 기억상자 안에 있는 통찰력 있는 지혜로 장식이 되리라 기대해봅니다.

오늘도 쉽고 공감되는 말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교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