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의 향기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인간에게는

두 가지 근본적인 삶의 태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첫째는 ’아모르 수이’(Amor Sui),

곧 자기중심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자기 자신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하느님을 밀쳐내고,

하느님보다는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하기 때문에

언제나 자신을, 자신의 것을 앞세우죠.

이런 사람에게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생각,

자신의 판단, 자신의 뜻, 자신의 가족,

자신의 지위가 더 소중하기 때문에

이들은 자기에게 주어지는 십자가를 회피하려 하고,

자기가 필요할 때만 하느님을 찾고,

언제나 자기에게 필요한 것만을 청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아모르 데이’(Amor Dei),

곧 하느님 중심적인 삶,

타인 중심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하느님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자기 자신을 밀쳐냅니다.’

곧 이들은 자기 자신보다는 하느님을 더 사랑하기 때문에

언제나 하느님을 앞세웁니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생각이나 판단 그리고 자신의 뜻이나 자신의 지위,

심지어는 혈연관계마저도 뛰어넘어 오히려 하느님의 말씀을,

하느님의 뜻을 앞세우면서 하느님을 더욱더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이런 사람은 언제나 하느님을 찾고,

언제나 자신에게보다는

타인에게 필요한 것을 먼저 청하고,

자기에게 주어지는 작고 큰 십자가들을

참으로 사랑하는 사람이죠.

오늘 아우구스티노 성인 축일인데요,   

 

그리스도교인 어머니와

이교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아우구스티누스는

기독교의 단순성을 경멸하여

철학적 변증을 통해서

내면의 평화를 추구하는 일에

젊은 시절을 바쳤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자신의 재능에 대한 자만심이 강해져

더욱 방탕한 생활에 빠졌고,

명예와 쾌락만을 추구하며

방탕한 생활에서 회개하는 고사하고,

이원론(二元論)인 마니교까지 믿어

점점 더 이단에 빠지기도 했죠.

그의 고백록에는 기독교인으로 개종하는 과정이

생생하고 고뇌에 찬 언어로 기록되어 있는데,

많은 부분이 하느님을 향해 분출되는

자신의 느낌과 생각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북아프리카 히포 교구의 주교였던 그는

개신교 종교개혁 지도자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친 방대한 저술을 남긴 신학자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기도로 묵상해볼게요~

오, 하느님.

저를 지으셨고

제가 당신을 잊었을 때에도

저를 잊지 않으신 당신을 부릅니다.

저로 하여금,

저보다 더 잘 아시는 당신을 알게 해 주십시오.

당신은 제 영혼을 살아있게 하는 힘이시니,

제 영혼 안에 들어오십시오.

당신께 속하는 것이 저의 유일한 희망이나,

당신께 속할 만한 사람으로 만들어주십시오.

저로 하여금 당신을 사모하게 하시고,

당신의 신부될 준비를 갖추게 하셨으니,

제 가슴에 들어오십시오,

제가 당신을 멀리 떠나 있을 때,

당신은 저를 설득하여 당신 음성에 귀 기울이고

마침내 당신께로 돌아오게 하셨습니다.

그때 비로소 저는 당신의 도움을 청했거니와,

당신은 저를 당신께로 부르시지 않은 적이

한순간도 없었나이다.

제가 받아 마땅한 벌을 내리는 대신

당신은 저의 모든 죄를 없애 주셨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당신은 저 같은 존재 필요치 않은 분이십니다.

지금 제가 당신을 섬긴다 하나,

지주의 땅을 일구는 소작인의 수고만큼도

가치가 없는 것입니다.

제가 이 일을 하지 않아도

당신은 거둘 만큼 거두실 테니까요.

저는 다만 당신이 주시는 것으로

당신을 섬기고 따를 뿐입니다.

저에게 힘이 있다면 모두 당신이 주신 것이요,

당신 없으면 저는 아무것도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