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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상이야기
이 름 백발바라
작성일 2020년 10월 12일 조 회 276
첨부파일 없음
내 용

 

저는 올해 꼭 10년차 보육교사입니다.

 

40대에 시작해서 50대가 되었네요.

 

내 아이 키우랴 어린이집 아이 키우랴 정신이 없었습니다.

 

경력 단절후 첫 직업이라 잘하고 싶었던 마음에 늦은 공부도 시작했던지라 허둥대기만 하고 뭐 하나 제대로 하지도 못했던것 같아요

 

최선을 다했다고 합리화 하고 싶지만 내아이 엄마로도 초보, 보육교사로도 초보, 지금 생각해 보면 내 자식에게도 미안하고

 

담임 맡았던 아기들에게도 미안했던 부끄럽기만한 시간들이었던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 시간연장 교사를 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오후 낮잠시간에 출근해서 맞벌이 가정을 위해 밤 930분까지 보육을 책임지는 교사이지요.

 

담임교사가 퇴근한 이후에 저녁도 함께 먹고 보육실에서 놀이하면서 보호자를 기다립니다.

 

저는 지금 월령과 연령이 다른 세명의 영아를 보고 있는데요

 

다른 보육교사들과는 달리--영아들과 치열하게 프로그램을 하고 일상생활습관을 잡고 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일지쓰고 알림장 쓰고 사진찍어 

 

 보내고 상담하고 포트폴리오 안전교육에....생략할게요. 일선에 계신 보육교사님들 존중하고 감사합니다-- 오롯이 아이들과 신나게

 

놀아주기만 하면되는 행복한 교사입니다. 

         

나이 드니까 애들이 이뻐요. 내 자식 키울때는 바빠서 몰랐었던 감정들도 생기고 내 아이들을 이렇게 예뻐했었나 싶은 생각도 들어요.

 

선생님들이 저만 오면 애들이 버릇없어 진다고 투덜 댈 정도로 저녁반 아이들은 제게 버릇없이

 

허물없이 친구처럼 막 대하는데요 저는 어린 친구들이 생겨서 너무 좋습니다.

 

아직 발음이 부정확해서 '선생님''엣돼지'로 부르는 '강윤이' --부를때마다 반성합니다. 살빼야지....

 

저만 오면 오천번씩 밥을 차려서 마스크 위로 먹여주는 나은이 '배불러서 그만 먹고 싶은데' 하면 싱긋 웃으며 '무지개 맛인데?'합니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먹어야 겠지요? 제가 어디서 무지개맛 맘마를 먹어볼수 있겠어요

 

우리 어린이집에 제일 먼저 등원해서 제일 늦게 하원하는 이안이.

 

이쁘고 안타까운 마음에 온몸을 불살라 놀아줄라 치면 9시 다되서 데리러 온 아빠에게 '00엄마 좋아 집에 안가'하며 미끄럼틀 밑으로

 

숨어서 당황스러운 상황을 만들기도 하지요

 

집에서 잠만 자고 오는데도 어린이집이 그렇게 좋으냐?는 아빠를 대신해 카봇 비타민 두 개를 손에 쥐어주면 아빠 손을 잡고  

 

뒤도 안돌아 보고 집으로 가버립니다. 그 아이 모습뒤로 눈이 마주친 이안이 아빠와 저는 카봇 비타민에게 둘다 진 것 같은 묘한 동질감을 느낍니다.

 

오늘은 하늘이 정말 좋더라구요 

 

한도 끝도 없이 비가 오던 이번 여름 

 

선생님 선생님 저기요 저기요하며 신이난 목소리로 창밖을 가리키던 아이 손을 따라 하늘을 보았어요

 

새라도 날아갔나 싶어 열심히 보고 있는데  아이가 하늘이 하늘색이예요하더라구요

 

하늘이 하늘색인 것도 요즘 아이들에겐 신나는 일이구나! 안타까운 마음 한켠 미안한 마음 한가득 그랬습니다. 제 마음만 그랬습니다. 

 

아이들은 처음 손짓한 아이들을 따라 하늘을 보았구요 다같이 산하고 하늘하고 누가누가 더푸른가 노래를 신나게 불렀습니다. 

 

매일이 이렇게 아기들보며 즐겁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최선을 다해도 다치는 아이가 있고, 여전히 학부모와의 대면은 어렵습니다.

      

 

코로나로 휴가를 나오지 못해 반년 넘게 보지 못한 아들, 고3인데 겨울방학이 4개월이라고 좋아하는 딸

 

동네 길고양이 먹이는 일삼아 주러 다니면서 자기는 숟가락을 손에 쥐어줘야 먹을줄 아는 남편과 투덕투덕 그렇게 살고 있지요

 

살면서 이렇게 국가적으로 세계적으로 힘들때가 있었나 싶은  2020년을 저는 그렇게 살아내고 있어요.



 

늘 감사하면서 살아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가족들 건강하고 주어진 일이 행복하고... 이보다더 좋을수 있나요?

 

언제나 좋을 수만은 없다는걸 아는 나이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네요.

 

모두들 좋은 일도 생기는 하루 되세요.

 

주님을 신뢰하며 선을 행하고 이땅에 살며 신의를 지켜라.

주님 안에서 즐거워 하여라.

그분께서 네 마음이 청하는 바를 주시리라

시편 3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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