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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0824(금) 문화예술, 영성의 뜨락 - 시인 전종대 바르톨로메오
작성일 2018년 8월 24일 조회 7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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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용

전종대 바르톨로메오


대구가톨릭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무학중학교사

경산문협 지회장을 역임하시고,

현재 경북 문협과 대구 가톨릭 문인협회 회원.

1996<시와 산문> 신인상을 수상

첫 번째 시집 <지렁이가 밟고 간 길은 뜨겁다> (2003)

두 번째 시집 <새는 날아간 만큼 하늘을 품는다> (2017) 

 

새를 꿈꾸며


척박하고 남루한 도리리 77번지

터를 닦고 집을 지은 지 반세기

이른 봄 햇살이 그래도 따뜻하여

돌을 고르고 흙을 다져 운동장을 만들고

나무를 심고 창문을 내고 칠판을

높이 걸었다

밤마다 별들은 내려와

모래알보다 더 많은 꿈들을 심어놓고 가고

아침이면 금호강을 거슬러 올라온 바람들이

거친 운동장을 가로질러 달리기를 한 번씩 하고는

무학산을 향해 올라가곤 하였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연은 날 수 없듯이

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비록 낡고 바랜 옷섶이지만 눈만은 형형하여

저 먼 대평원을 향하여 펠리컨은 그 큰 날개를 펼쳤다

난다는 것은 바람을 등지는 것이 아니라

바람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것

나에게 날개가 있었던가 의심하지 말라

꿈꾼 만큼 날개는 자란다


나무는 자란 만큼 그늘을 지니고

새는 날아간 만큼 하늘을 품는다

자유는 스스로의 힘에서 나오고 외로움을 견뎌내는 것

오늘도 남쪽 교정 아름드리 왕버들은 날개를 편다.



맨발로 걸으신 성모님


두려워 말라, 가난한 영혼이여

태초의 말씀이 당신의 어깨 위에 별빛처럼 내려앉을 때

성모 마리아, 당신은 오랜 미래를 보았습니다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당신은 보았고

아무도 듣지 않을 때 당신은 들었으며

누구도 믿지 않을 때 당신은 믿었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이 꿈꾸는 세상, 절반은 눈물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밤새 내린 이슬, 절반은 하얀 소금이었습니다

아무도 걸어가지 않은 그 길을, 맨발로 걸어가신 당신

어찌 두려움이 없었겠습니까만 당신의 받아들임으로

우리의 어둠은 별이 되고 꽃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밤, 당신이 맨발로 걸으신 그 길을

저도 함께 걷고 싶습니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가장 작은 촛불 하나 켜고

저 하늘의 별들을 성큼 성큼 밟으며

당신이 걸으신 맨발의 그 길을

오늘 밤은 장미꽃 뿌리며 걷고 싶습니다


이 세상 모난 것들 다 내려놓고

내 안에서 가시가 되고 내 안에서 벽이 된 것들 다 내려놓고

당신의 아드님 걸어가신 그 가시밭길을

당신이 손수 걸으신 맨발의 그 순명의 길을

오늘 저도 함께 걷고 싶습니다


사랑하올 성모 마리아,  

오늘 밤은 내 영혼

초저녁 빛나는 별빛 같게 하소서

5월 밤을 누비는 향기로운 바람 같게 하소서 

 

 

마더 데레사


나는 한 번도 거울을 본 적이 없소

그래서 나는 나의 얼굴을 잘 모르오

그러나 나는 나의 깊은 호주머니 속에 늘

나의 거울을 가지고 다니고 있소

길을 걸을 때마다 나는 그 거울을 만지고 또 만져보오

나무에 기대 잠들던 나의 청춘

땅과 한 번도 떨어져 본 적이 없는 나의 거룩한 발


냇가에 앉아 발을 씻으며 내 호주머니 속에

깊숙이 든 나의 거울을 씻기 위해 꺼낸 적이 있소

, 놀랍게도 그토록 애지중지했던 그 거울이

강물에 풀어져 그만 흔적 없이 사라지고 말았소

내 손에서 지문이 사라지듯이

손을 씻고 다시 길을 걸으며 습관처럼

호주머니 속에 손을 넣었소

, 그런데 그 호주머니 속에 그 거울이 있지 않겠소

참 부드럽게도 매끈매끈해져 있었소

내 발바닥처럼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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